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지지율이 역전 당했거나 오차 범위 내로 격차가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비명·친문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견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비명·친문 인사로 꼽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조건에서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재명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명의 색깔만으로는 과반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의 위기 타개 방안으로 “여당 같은 야당이 되어야 한다”며 “민생지원과 경제 활성화 대책도 마련해야 하고,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담대한 지방분권 균형발전 전략 또한 수립해야 한다. 외교와 통상에 대한 민주당표 비전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안팎에는 그런 국정운영 경험과 능력을 가진 자산들이 많다”며 “밀어내지 말고 팔을 벌려야 한다. 최대한 연대하고 포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민주당이 신뢰 받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야말로 탄핵의 완성이 될 것”이라며 “용광로 같은 민주당의 리더쉽을 기대한다”고 했다.
임 실장과 함께 비명·친문 인사의 대표 주자로 거론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23일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LAB 창립기념 심포지엄’ 축사에서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사고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 다원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력적인 언행을 용납하지 않은 것을 국민께 똑똑히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도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개혁 세력이 여론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이 우리도 똑같은 일방주의, 저들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게 아닌가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가 우리에게 심각한 민심을 보내고 있다”며 “국민은 우리가 저들과 무엇이 다른지,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축사 후 ‘독주하는 어느 한 사람’이 누구를 가리킨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치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당내 권력 구도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성사될 경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세론'을 꺾기 어렵지만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로는 정권 교체에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당내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잇단 이 대표 견제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연휴 마지막 날인 이달 30일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 비명계의 구심점인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은 당내 통합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 위한 행보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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