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중소기업 오너 일가에서는 후대로의 자산이전과 가업승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가업을 승계 하려 해도 막대한 상속세와 증여세 금액부담으로 인해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세부담은 기업의 존망과 직결되는 만큼, 상당한 절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증여특례가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
가업영위기간에 따라 가업상속공제는 최대 600억 원까지 공제하고, 가업승계증여특례는 600억 원까지 최대 20%라는 저율의 세율을 적용해줄 뿐 아니라 기본공제도 10억 원을 적용한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상속세와 증여세의 거대한 세액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적용 요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적용 후의 사후관리 요건도 엄격하여서,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증여특례를 계획한다면 각 요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데, 그 요건은 다음과 같다.
1. 가업상속공제/가업승계증여특례의 적용 요건
먼저, ‘가업’의 요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열거하는 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은 제외) 또는 중견기업(직전 3년 평균매출액 5천억 원 이상은 제외)으로서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일 것을 요구한다. 가령, 우리가 현실에서 많이 접하는 부동산임대업이나 카페업의 경우 가업승계 업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피상속인(혹은 증여자)의 요건은 상속이나 증여 전 가업 영위기간의 절반 이상을 대표자로 재직한 기업의 최대주주인 경우로서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하여 40%(상장법인의 경우 2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상속의 경우 피상속인의 나이 제한이 없지만, 증여의 경우 증여자가 60세 이상일 것을 요구하니 이 점을 유의하자.
마지막으로, 상속인(혹은 수증자)의 요건은 상속과 증여 둘 다 18세 이상일 것을 요구한다. 상속의 경우 상속개시일 2년 전부터 가업종사를 요구하나, 증여의 경우 신고기한(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까지만 가업종사를 하면 된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상속의 경우 2년 내 대표이사 취임을 필요로 하지만, 증여의 경우 3년 내 대표이사 취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2. 가업상속공제/가업승계증여특례의 사후관리 요건
가업상속공제의 경우 다음의 두 가지 사항을 5년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첫째, 가업의 연속성 유지 의무이다. 가업용 자산의 40% 이상을 처분하는 경우, 군복무나 합병⦁분할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1년 이상 휴업 및 폐업하는 경우, 주된 업종을 변경하는 경우엔 상속세(가업상속공제를 받지 않았을 때의 상속세 금액)와 그 차액만큼의 이자상당액을 추징한다.
예를 들어, 의약품제조업에서 화장품제조업으로의 변경은 같은 제조업 내이므로 주된 업종의 변경으로 보지 않지만, 의약품제조업에서 의약품판매업으로의 변경은 주된 업종의 변경으로 보아 사후관리 사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본다. 또한, 상속인과 상속인의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감소되는 경우도 가업의 연속성 유지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므로, 유상증자로 인한 실권이나 감자 혹은 주식 매각을 고려중이라면 사후관리기간 이후로 실행해야 한다.
둘째, 고용의 연속성 유지 의무이다. 상속일 이후 5년간 평균 근로자 수가 상속 전 평균 2년간 고용인원의 90%에 미달하거나 평균 총급여액이 상속 전 평균 2년간 총급여액의 90%에 미달하는 경우 고용의 연속성 유지 요건을 미달한 것으로 보아 위와 마찬가지로 상속세와 이자상당액을 추징한다.
한편, 가업승계증여특례의 경우 가업상속공제와 같이 5년간 가업의 연속성 유지 의무가 있으나, 그 중 가업용 자산의 처분에 대해선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 또한, 고용의 연속성 유지 의무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수증자가 증여세 신고기한까지 가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증여일로부터 3년 내에 대표자에 취임하지 않는 경우, 증여세(가업승계증여특례)를 받지 않았을 때의 증여세 금액)와 그 차액만큼의 이자상당액을 추징한다.
이처럼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증여특례를 받기 위해선 적어도 10년이라는 오랜 기간의 준비가 필요하므로 단기간에 진행하는 것으로는 기대하는 만큼의 절세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서 구체적인 가업승계 상속 및 증여플랜을 세우는 것이 ‘가업승계’와 ‘절세’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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