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주거 시설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엠지알브이(MGRV)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와 손잡고 임대주택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 JV 규모는 약 5000억 원으로 지분의 5%는 MGRV가, 95%는 캐나다연금이 보유한다. 캐나다연금이 한국 주거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GRV와 캐나다연금은 JV를 통해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와 대학교 인근의 임대주택 개발에 최대 133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캐나다연금은 세계 10대 연기금 중 한 곳으로 운용자산(AUM) 규모는 2024년 9월 기준 총 6751억 캐나다달러(약 685조 원)에 이른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상장 및 비상장 주식,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고 있다.
조강태 MGRV 대표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한국 임대주택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MGRV의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됐다”며 “커뮤니티 중심의 공간을 확대 공급해 나가며 생태계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피 반 우스터롬 캐나다연금 부동산부문 대표는 “한국 주거 시장에 진출하는 좋은 기회로,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 지역에서 고품질의 주거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자산운용사 ICG도 국내 부동산 전문 기업 홈즈컴퍼니와 함께 2023년 3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모건스탠리도 SK디앤디와 협력해 서울 금천구와 성북구 등에서 임대주택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외국계 자금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월세’로 통칭되는 임대주택 시장에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119.3을 기록해 1년 만에 7.7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20.6으로 1년 전(113.9) 대비 6.7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주택 시장은 그동안 전세 비중이 컸지만 지난해 기업형 장기 민간임대주택 제도가 도입되는 등 월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가 늘면서 이 같은 투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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