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6일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하고 미국을 비난한 배경은 ‘강대강’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한과의 만남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2018∼2019년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미연합훈련 중단 문제가 의제화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북미 대화 전제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의제화하고 공론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트럼프 2기 첫 무기체계 시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위반인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선택하고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점 등은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면서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에서 쌍매훈련 등 최근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들을 거론했다. "미국이 주권과 안전 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것만이 미국을 상대하는 데서 최상의 선택"이라고도 밝혔다.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쟁 억제 수단들이 더욱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 발사가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효과성을 제고해나가기 위한 국가방위력건설계획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접촉과 정상회담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미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의 기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연합훈련을 소재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지만, 일단 트럼프 대통량 취임 이후 첫 연합훈련인 쌍매와 무기 판매 등 한미 군사 협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홍 연구원은 “이번 훈련은 바이든 정부 때 이미 결정됐지만 이 훈련을 환기시킴으로써 갓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에 한반도 긴장 격화의 원인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반응, 연합훈련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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