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판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 기소되는 현직 대통령에 기록됐다.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도 윤 대통령이 최초다.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서는 5번째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역대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 기소된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그는 1995년 12월 5일 기업들로부터 받은 뇌물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시작된 건 1995년 10월 19일 박계동 민주당 의원의 폭로다. 이후 김우중 당시 대주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고, 이는 12·12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한 국민 요구로,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5·18 특별법 제정 지시로 이어졌다. 당시 검찰은 앞서 불기소 처분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고, 결국 그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 반란과 비자금 혐의 등으로 같은 해 12월 21일 법정에 세웠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추징금 2628억원이 확정됐다. 전 전 대통령도 같은 해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추징금 2205억원이 확정 선고됐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3번째로 구속 기소된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가 2017년 4월 17일 구속 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선고하자 같은 달 2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았다. 열흘 뒤에는 구속되는 처지에 놓였다. 당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던 박 전 대통령은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22년형이 확정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퇴임하고 5년이 지난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동부구치소에 수용됐다.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수수 등 혐의로 2018년 4월 9일 구속 기소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기소돼 2020년 징역 17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앞선 4명 전직 대통령의 공통점은 모두 특별사면돼 석방됐다는 점이다.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1997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22년 12월 윤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박 전 대통령은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됐다. 구속된 4명 전 대통령 가운데 가장 오랜 수형생활을 한 건 박 전 대통령으로 1736일이다. 이어 이 전 대통령(958일), 전 전 대통령(750일), 노 전 대통령(76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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