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에서 ‘수상한 메모’만을 남기고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들이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남성이 남긴 메모에는 ‘명의 도용 신고 접수’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 보이스피싱 피해 정황이 예상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경찰은 결국 남성을 찾지 못했지만, 신속한 계좌 지급 정지 등의 조치로 금전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24일 경찰청 유튜브에는 최근 울산 울주에서 일어난 보이스피싱 사건이 소개됐다. 신고자인 자녀는 아버지가 보이스 피싱이 추측되는 메모를 남긴 채 휴대폰도 집에 두고 외출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즉시 대상자의 계좌 지급 정치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를 수색했다. 하지만 인근 금융 기관 등을 모두 수색했음에도 결국 남성은 찾지 못했다. 해당 남성은 집으로 돌아와서야 경찰들을 만나 자신이 보이스 피싱 피해를 입을 뻔 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알고보니 남성은 보이스피싱범들의 지시에 따라 휴대폰 대리점에서 전화를 개통하려다 지급 정지된 카드 때문에 개통을 하지 못했고, 이어 현금 인출을 시도 했으나 이마저 인출이 불가능해 그냥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경찰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금전 피해를 막은 것이다.
한편 사회적으로 보이스 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신청하지도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며 개인정보를 탈취해 금전까지 갈취하는 형태의 보이스피싱이 크게 늘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가 접수한 '카드 배송 사칭' 관련 신고는 지난해 11월 한달간 6619건으로 2023년 11월(88건)보다 75배 급증했다. 지난해 1~11월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25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보이스피싱 연간 피해액은 4472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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