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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느린 학습자 돕는다…‘학습진단성장센터’ 3월 출범

강동송파·남부·성북강북·중부 등 4곳에서 시범 운영

각 지원청에 전담팀 신설하고 효율적 지원 체계 구축

올해 초1 난독증, 고1 경계선 지능 집중 진단·지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5년 서울교육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난독증과 경계선 지능 학생을 포함한 느린 학습자를 돕기 위해 오는 3월부터 ‘학습진단성장센터’를 본격 운영한다. 이번 센터 설립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1호 공약인 기초학력 신장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기존 ‘서울지역학습도움센터’를 확장·개편한 것이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강동송파, 남부, 성북강북, 중부 교육지원청 4곳에서 난독증 및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을 위한 시범 사업을 운영한다. 이들 지역은 학생 규모와 특성이 서로 달라 다양한 환경에서 맞춤형 지원 방안을 검증할 수 있도록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진단부터 지원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원스톱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는 진단에서 지원까지 최대 4개월이 걸렸지만 시범 지역에서는 각 교육지원청에 신설된 ‘기초학력 심층진단팀’을 중심으로 진단과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교육청은 시범 사업의 성과를 모니터링한 뒤 2027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강동송파와 남부는 대규모 학생 밀집 지역으로 다양한 교육적 요구가 많고, 성북강북은 다문화 가정 학생 비율이 높아 난독 진단과 언어 미숙 문제를 구별하는 심층 진단이 중요하다”며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해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글 해득 여부를 기준으로 난독증 검사를,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경계선 지능 진단을 시행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한글 교육과정을 마치는 시점에서 난독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적합하며, 고등학교 1학년은 학습뿐만 아니라 사회 적응과 진로 준비를 위한 맞춤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난독증은 정상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한글 해득과 읽기 능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뜻한다. 경계선 지능은 지능 검사에서 지능지수(IQ) 70~85 범위로 특수교육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지만 학습 속도가 느리고, 사회적 관계와 상황 판단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들을 말한다. 난독 검사는 2027년까지 초등학교 2학년으로 확대한다. 경계선 지능 검사는 2026년에 중학교 1학년, 2027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난독, 난산, 경계선 지능으로 진단받은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난독 학생에게는 언어재활사와 협력한 읽기와 한글 해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경계선 지능 학생에게는 학습 향상뿐 아니라 사회 적응 및 진로 교육을 포함한 종합적 지원을 실시한다.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대학과 연계한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며, 난산 학생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난독증은 초기 1년간 집중 지원하면 눈에 띄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인다”며 “특히 초등 저학년 시기의 적절한 지원이 학습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난독과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체계가 기초를 다지는 단계였다면 이번 2.0 체계는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지원의 수준을 높이고,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학습도움센터를 통해 지원을 받은 느린 학습자 학생 수는 2021년 말 3119명에서 2024년 말 7622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난독증 학생은 195명에서 1789명으로, 경계선 지능 학생은 154명에서 1581명으로 각각 10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난독증 학생의 89.7%, 경계선 지능 학생의 72.5%가 초등학생으로 나타났다. 정서적·심리적 문제나 가정환경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같은 기간 1.5배 증가한 4252명에 달했다. 난독증과 경계선 지능 학생 지원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조기 진단 체계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학생들이 새롭게 진단받고 지원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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