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부 미국 접경 지역에서 암매장된 시신 56구가 발견됐다. 이 지역은 마약과 무기 밀매의 주요 경로로 알려져 있어 이번 사건이 범죄 조직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현지 시간) 멕시코 치와와주 검찰청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카사스그란데스 지역에서 표식이 없는 38개의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수색 작업을 벌여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신 56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발굴된 유해는 치와와주의 주요 도시 시우다드후아레스의 법의학팀으로 이송되었으며, 검찰은 추가 조사 후 범죄 혐의점을 규명하기 위한 정식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발굴 작업은 마약 및 무기 밀매와 관련된 첩보를 바탕으로 군과 경찰이 협력해 진행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파키메 유적지 인근 지역으로 ‘엘윌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치와와주는 미국 뉴멕시코주와 텍사스주와 맞닿아 있으며 마약 밀매와 이주자 이동 경로로 자주 활용되는 범죄 다발 지역이다. 특히 멕시코 최대 범죄 조직 중 하나인 후아레스 카르텔 산하의 무장 세력 ‘라 리네아’가 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치와와주뿐 아니라 멕시코 전역에서는 실종 사건과 암매장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06년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이 본격화된 이후 약 45만 명이 사망했으며, 지금까지 3,000여 곳의 암매장지가 발견됐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은 있었다. 2017년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시 근교에서 250여 개의 두개골이 발견된 대규모 무덤이 발굴되며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진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