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강세를 보였다. 재건축과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데이터를 재가공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강남 3구의 실거래 매매가격은 3.3㎡당 평균 734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8월(6665만원) 대비 10.8%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는 1.8%,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는 3% 하락해 강남 3구의 가격 상승세가 서울 주요 지역 중에서도 두드러졌다.
강남 3구의 거래량도 활발했다. 작년 강남 3구의 평균 거래 건수는 1분기 대비 105.6% 증가했으며 특히 서초구는 128.3% 늘어나 거래량 증가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는 평소 거래량이 가장 많은 노원구의 증가율(113.1%)을 웃도는 수준이다.
서초구로 수요가 집중된 이유는 입주 물량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강화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강변과 신축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연구원은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입지가 우수하고 사업성이 높은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 매수세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거래량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강남 3구와 마·용·성의 거래량은 4분기 기준 전기 대비 각각 47.7%, 50.6% 감소했으며 노·도·강의 감소율(-46.4%)보다 더 크게 줄었다.
남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도입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와 4분기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기에 고물가 장기화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안전 자산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외부 변수로 인해 주택 시장의 숨 고르기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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