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급감, 매물 적체 등 부동산 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이같은 시장 침체기가 오히려 내집 마련의 기회라는 주장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금리 인하 기조, 국내 정치 지형 변화 가능성에 따라 집값 하락을 견인해 온 국내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74건으로 집계되며 넉 달째 3000건 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18건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3165건 △10월 3806건 △11월 3344건 등으로 감소해오다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12월 3000건 초반으로 급감했다.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9만114건으로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9만건을 돌파했다.
전형적인 부동산 시장 하락 시그널이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가 내집 마련의 적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하, 유동성 증가, 공급 부족 등으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교수는 "금리가 인하된다면 매맷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대출 금리 역시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72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p) 떨어지며 다섯달만에 하락했다.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들이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 부분을 (가산금리에)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말하는 등 향후 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가 기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도 부동산 시장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즉각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도 금리는 우리를 따라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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