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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한달만에 에어부산 화재…국토부 "4월 항공안전 혁신대책 발표"

LCC 안전 문제 또다시 도마 올라

정비 소홀 탓 의혹 제기 목소리도

29일 오전 김해공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고 항공기 동체 윗부분이 화재로 전소돼 처참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결과와 목격자들의 발언을 토대로 화재 원인이 엔진 등 기체 문제가 아니라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4월 항공 안전 혁신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했다. 인명피해가 경상 3명으로 그치긴 했지만 179명이 희생된 12·29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만에 LCC가 운영하는 항공기에서 사고가 일어나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제주행 티웨이항공의 제주행 항공기 TW723편(B737-800)이 이륙 직후 기내에서 연기가 발생해 회항한 사건이 있었다. 이 항공편에는 승객 158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대한항공 161대, 아시아나항공 81대, 제주항공 42대, 티웨이 30대,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2대 등이다. 일각에서는 LCC 등 몇몇 항공사들이 설 연휴 기간 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무리한 운항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HL7763 항공기는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항 노선은 김포∼제주, 제주∼김해, 김포∼김해, 김해∼마카오 등으로 운항 시간은 총 942분이었다.

앞서 지난달 29일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도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 태국 방콕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나타나 정비 소홀 문제가 도마에 올랐었다. 공교롭게도 또다시 LCC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LCC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이 모색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박상우 장관 주재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국내 9개 LCC 최고경영자(CEO)와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열어 LCC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항공사들은 항공기 가동률을 낮춰 정비 시간을 추가 확보하고, 정비사와 정비 설비 등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제주항공은 하루 평균 가동 시간을 14시간에서 12.8시간으로 약 9% 줄이고, 정비 인력은 현재 309명에서 연내 35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민관 합동 점검단을 통해 LCC를 비롯한 11개 국적 항공사와 전국 공항의 안전 체계와 시설 등을 살피고,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 마련에 나선다.

국토부는 "LCC가 수익 추구에만 급급하고 근본적인 안전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항공 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LCC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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