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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법원 경매 신청건수 12만건 육박…금융위기 이후 최대

11만 9312건, 2009년 이후 가장 많아

올해 2·3분기 경매 진행물건 정점 전망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법원에 경매를 신청한 물건 수가 12만 건에 육박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의 그늘이 경매 물건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와 법무법인 명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를 신청한 신규 경매 물건 수는 총 11만 9312건으로, 전년(10만 1145건)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던 2013년(11만 9166건)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매 물건이 급증한 2009년(12만 4252건)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경매 신청 물건 수는 채권자들이 신규로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로, 유찰 물건이 누적되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보다 최근 경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2022년 7만 7459건이던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2023년(10만 1145건)에 10만 건을 넘었고, 지난해 12만 건에 육박하는 신규 물건이 쌓였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후폭풍이 시차를 두고 경매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지난해 경매 물건이 글로벌 경제위기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설명


지난해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월(1만 619건)부터 1만 건을 넘기 시작해 3~5월 석 달 연속 1만 건을 웃돌았고, 8월에 1만 1426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9월부터 9000건대로 줄어들기 시작해 12월에 8989건으로 감소하는 등 소폭의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후 첫 입찰에 부쳐지기까지 평균 6~7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입찰장에 나오는 경매 진행 물건 수가 올해 2~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은현 소장은 "계엄 사태 이후 일반 부동산 매매 시장도 침체한 만큼 장래에 경매 물건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말 탄핵 정국 여파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된 모습이다. 법원경매 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93.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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