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파크골프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과거 게이트볼장의 사례처럼 참여율 감소와 과잉 공급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2일 발표한 ‘17개 시도 파크골프장 시설 공급과 파크골프 수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파크골프장은 지난 1월 기준 411곳으로 2020년 대비 61.8% 증가했다. 파크골프는 파크골프는 2020년 이후 팬데믹을 거치면서 시니어세대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일반 골프보다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점과 신체 활동을 활성화해 노인 질환 예방과 의료비용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전국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기 보도된 내용을 보면 서울시는 2026년까지 파크골프장 77곳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같은 기간 30곳을 늘릴 예정이며 대구 군위군, 충남 청양군 등은 100홀 이상의 구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의 파크골프가 동네 공원에서 시작된 것과 달리 국내는 지자체의 경쟁적인 여가 정책 수단이자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스포츠로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에 관해 수요 대비 시설이 과잉 공급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전국 공공체육시설현황’과 ‘국민생활체육조사(2020~2023)’ 자료를 재구성한 내용을 보면 일부 지역에서는 파크골프 시설이 증가하지만 이용 빈도나 참여율은 떨어지는 ‘수요-공급의 비대칭’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령 경남은 전국 파크골프장의 15.1%가 몰려있지만 노인 여가문화시설 이용 빈도나 주민의 골프 참여율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충남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과거 게이트볼장의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게이트볼은 2001년에서 2015년 사이 수요가 급증해 전국적으로 약 1436곳의 구장이 조성됐지만 현재는 이용객 감소로 방치 또는 용도가 전환되며 추가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보고서는 파크골프 역시 게이트볼처럼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예측 수요를 재점검하고 타당한 규모의 구장 건설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진호 객원연구원은 “향후 파크골프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게이트볼과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가 심화하고 스포츠 선호도가 변한다면 수요가 급감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 운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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