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5시즌 개막 1주일 전, 기존 후원사와 계약이 만료된 뒤 새 후원사를 찾지 못하던 김아림(30·메디힐)의 메인 스폰서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로고 없는 ‘민무늬 모자’를 쓰고 새 시즌을 맞을 뻔했던 걱정을 털어버린 듯 새 시즌 개막전 첫날부터 힘차게 날아올랐다.
김아림은 31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 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뽑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3언더파 공동 2위인 고진영,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에 4타 앞선 단독 선두다.
2025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는 최근 2년간 LPGA 투어 우승이 있는 선수만 출전해 컷 없이 우승을 다투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총 32명의 출전자 중 한국 선수는 김아림을 비롯해 고진영·유해란·김효주·양희영 등 5명이다. 지난해 11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통산 2승)으로 출전 자격을 얻은 김아림은 2022년 첫 출전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에 나섰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아림은 11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3번 홀(파3)에서는 행운의 칩샷 버디를 뽑아냈다. 18번과 1번 홀(이상 파4)에서 2연속 버디를 잡은 그는 5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였다. 7번(파4)과 9번 홀(파5)에서는 각각 두 번째, 세 번째 샷을 핀 1m쯤에 붙이는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추가했다.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85.7%(12/14), 그린 적중률은 88.9%(16/18)에 달했다.
경기 후 김아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국에서 머물다 1월부터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동계 훈련을 했다. 샷 연습보다 웨이트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 위주로 2주 정도했다”며 “그래서 오늘 결과가 나도 놀랍다”고 했다. 이어 “3년 전 처음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보다 경험이 쌓였고 실력도 늘었다. 이제 버뮤다 잔디에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2011년 3승 이후 가장 적은 3승 합작에 그쳤던 한국 군단은 새 시즌 첫 대회 첫날부터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2018년 미국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던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골라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경기 후 고진영은 “비시즌 동안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 “그동안 욕심을 많이 부렸었다. 올해는 단순하게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해란은 다케다 리오(일본), 로즈 장(미국), 셀린 부티에(프랑스) 등과 나란히 공동 4위(2언더파), 양희영과 김효주는 나란히 이븐파를 적어 호주 교포 이민지 등과 공동 17위로 첫날을 마쳤다. 지난해 7승을 몰아친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공동 14위(1언더파),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 28위(1오버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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