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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버는 울산, 소비는 타지서

1인당 개인소득 전국 2위…소비 순유출배수 가장 높아

유통·관광·의료 등 부족…대형아웃렛 유치 등 산업 변화

태화강이 가로지르는 울산 도심. 사진제공=울산시




전국 17개 시·도 중 1인당 개인소득이 두번째로 높은 울산의 소비 역외유출이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울산지역 가계소비의 특징 및 시사점’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1인당 개인소득은 2710만 원으로 17개 시·도 중 서울 다음으로 높았다. 그러나 소비 활동이 주로 울산시 밖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소비유입액 대비 소비유출액 배수는 2.3으로 17개 시·도 중 최대이며 전국 단순평균 1.2보다 매우 높다.

소비성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울산 시민은 주거와 수도광열(수도료, 전기료, 가스비, 연료비), 오락문화, 교육의 지출 비중이 전국보다 낮았다. 반면 음식과 숙박, 식료품 및 음료, 운동의 비중은 전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비 순유출은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뚜렷이 드러났다. 2023년 기준 서울에 본사를 둔 업종이 많은 전자상거래와 여행과 보험 등을 제외한 소비 유출률(울산 거주자가 다른 지역에서 결제한 금액 비율)은 27.5%로, 전국 평균 26.3%을 상회하며 17개 시·도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에 소비 유입률은 14.3%로, 전국 평균 24.1%을 크게 밑돌며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울산 거주자의 주요 소비지역은 부산, 서울, 경북, 경남, 경기 순으로 조사됐다. 부산에선 의료기관과 오프라인 유통업, 요식업에 돈을 썼고, 서울에선 의료기관, 가구가전에 돈을 사용했다. 경북은 요식업, 연료판매가 주를 이뤘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울산지역의 낮은 소비성향과 높은 소비순유출은 서비스업 발달이 미진한 지역경제구조에 주로 기인하므로 소비순유출이 높은 유통업, 의료, 여가·문화·예술 관련 서비스업을 지역 내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시도 비슷한 자료를 내 놓았다. 최근 울산시와 산업연구원이 수행한 ‘울산형 서비스산업 육성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전국과 유사하지만, 종사자 수와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고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울산의 산업 생태계 변화를 고려해 유통·관광·콘텐츠·스포츠여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울산의 쇼핑 소비 역외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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