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사직 혹은 임용을 포기한 인턴을 대상으로 한 올 상반기 모집이 3일 시작된다. 이번 모집에 응하는 전공의는 다음달부터 1년간 수련을 이어가게 되지만 지난달 사직전공의 레지던트 모집이 지원율 2.2%에 그쳤음을 볼 때 복귀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221개 수련병원이 이날부터 상반기 인턴 모집을 실시한다. 지난해 사직한 인턴 임용포기자 2967명을 대상으로 4일까지 지원서를 받으며 응시자는 5~6일 면접과 채용 검진 등을 거쳐 7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복지부는 사직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모집에 사직 전 수련병원에서 동일한 연차·진료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수련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군 문제와 관련해서도 병역미필 상태인 사직 전공의는 입영해야 하지만 복귀 시 입영연기도 약속했다.
하지만 이 같은 특례에도 전공의들은 지난달 레지던트 모집에 이어 이번 인턴 모집에도 냉담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15~19일 사직 레지던트 9220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했으나 199명만 지원한 바 있다. 사직 전공의 상당수는 동네 병의원 등에 일반의로서 취업한 상태인 가운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이 바뀌지 않았으니 돌아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이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점도 전공의들의 복귀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비공개로 만났지만 의협 측이 회동 사실이 알려진 점에 대해 신뢰가 무너졌다고 비판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얼어붙었다. 의협은 기존(3058명)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 선발에 따른 25학번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을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모집에서 결원이 발생하면 인턴과 레지던트 대상 추가 모집을 각각 이달 중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와 의료정상화를 위한 대화도 적극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신입생 수강 신청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 이전 2025학년도 의대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대학과 상의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달 내 의대생들의 복귀를 설득하는 한편, 의대 교육 여건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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