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대형 태극기 설치를 포기하고 6·25 참전국에서 보낸 석재를 활용해 감사의 정원을 만든다고 밝혔다. 광화문 광장 옆 세종로 공원도 재정비 돼 지상 1층~지하 2층의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감사의 공원과 세종로 공원 정비를 통해 연간 30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감사의 정원 구상을 발표하고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오 시장이 지난해 6월 밝혔던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 구상은 공식적으로 철회됐다. 당시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만들겠다며 대형 태극기 조형물 설치 방안을 발표했다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감사의 정원은 참전국을 상징하는 22개 검은 화강암 돌보, 보 사이의 유리 브릿지 등으로 구성된 지상부와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감사의 공간이 들어선 지하부로 구성된다. 지상부에는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시각화한 5.7~7m 높이의 22개 조형물 ‘감사의 빛 22’를 설치한다. 서울시는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들고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린다고 설명했다. 감사의 빛 22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 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하여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게 조성한다.
광화문 광장 옆 세종로 공원도 새롭게 단장한다. 지상 1층~지하 2층에는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들어선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도 한여름과 한겨울에 이용하기 힘들었던 야외 광장의 한계를 넘기 위해 지하까지 공원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사계절 즐기는 광화문광장’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세종로공원을 세 개의 정자와 수(水)공간, 숲 공원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연간 300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날씨에서 자유로운 지하부는 기존 식당이나 카페 등 식음시설은 물론 모터쇼, 크리스마스 마켓, 아트페어 등 계절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상징공간과 조형물은 연내 준공을, 세종로공원은 202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 시장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22개국에서 보내온 석재로 조형물을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 기법을 활용해 대한민국을 이뤄온 감사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과거의 희생과 미래를 향한 감사를 승화시킨 의미있는 조형물을 선보일 것”이라며 “국가 상징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지상․지하공간을 동시에 열어 세계인이 주목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인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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