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이 현실화되면서 항공업계가 승객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 항공사는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 등 화재 위험이 있는 전자기기의 기내 선반 보관을 제한하고 승객이 직접 소지하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가 승객의 기내 선반 수화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에어부산은 31일부터 “보조 배터리와 전자 담배를 포함한 전자 기기는 선반에 보관할 경우 화재 위험이 크니 반드시 소지하시기를 바란다”라는 기내 방송을 출발 전 두 차례 송출하고 있다. 기존의 “휴대전화 및 보조 배터리는 손님이 직접 소지하시기를 바란다”라는 내용보다 한층 더 강해진 어조다.
또 탑승객을 대상으로 보조배터리를 지퍼형 비닐팩에 소지해달라는 문자메시지도 발송 중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경각심 고취를 위해서 메시지 내용 중 일부는 재검토를 하고 있다”며 “기내 배터리류와 관련해서는 종합적인 대책과 시행방안이 준비 중이며 확정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기존 기내방송에 더해 발권카운터와 출국게이트에서도 “보조배터리는 선반에 보관하지 말고 반드시 몸에 소지하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화재나 연기 발생 시 즉각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므로 안전한 비행을 위해 승객 여러분께 협조를 요청한다” 등의 안내를 추가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지난해 5월 31일부터 항공기 출발 5분 전 “보조배터리나 라이터는 몸에 지니고 있어달라”라는 내용의 기내 방송에 더해 탑승 수속 시에도 추가 안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항공사들의 자체 대책에는 강제성이 없고 승객들의 인지도도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 화재 사고의 원인이 보조배터리로 밝혀진 경우 정부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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