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의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산운용사들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가드는 총 87개 뮤추얼펀드 및 ETF 운용 수수료를 평균 20%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뱅가드 창사 이래 가장 큰 수수료 인하 조치라고 WSJ은 전했다. 이를 통해 올해 투자자들은 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뱅가드는 저비용의 ETF 상품을 대중화시킨 운용사로 현재 운용자산이 10조 달러가 넘는 금융 거물이다.
뱅가드의 수수료 인하에 미국 내 자산운용 업계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에서 투자자들은 뱅가드 경쟁사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를 주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주가는 5.74%의 하락을 기록했고 프랭클린 템플턴 주가도 6.83% 빠졌다. 인베스코,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주가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살림 라지 뱅가드 최고경영자(CEO)는 WSJ와 인터뷰에서 “고객들이 혜택을 보는 가장 분명한 방법 중 하나는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우리에게 준 새로운 자산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계속 투자하고 사업을 더 좋게 만들고 있다”며 “그리고 나서 우리는 수수료 인하를 제공하는 데 다시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라지 CEO는 “우리는 채권 수수료 인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채권은 고객이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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