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동연구진이 꿈의 전자기파 자원으로 불리는 테라헤르츠파를 생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울산과학기숙원(UNIST) 물리학과 허민섭 교수팀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석희용 교수, 영국 스트래드클라이드 대학교 야로진스키(Jaroszynski) 교수팀은 플라즈마에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조사해 테라헤르츠파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고안하고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해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달 3일 자로 출판됐다.
테라헤르츠파는 파동이 1초 동안 기가(giga, 109)의 1000배, 즉 테라(tera,1012) 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다. 파장이 짧아 침투가 쉽고 광자 1개의 에너지는 낮아 시료에 손상을 적게 입힌다. 의료 진단, 보안 검색, 반도체 소자 결함 탐지 등에서 각광받는 이유다. 또 차세대 초고속 통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주파수 자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용한 전자기파가 최근에서야 주목받기 시작한 주원인은 테라헤르츠파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강도, 고출력으로 테라헤르츠파를 뽑아내는 방법은 리튬니오베이트와 같은 결정물질에 레이저로 에너지를 공급해 공진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출력을 높이기 위해 레이저 강도를 높이면 결정물질이 녹아버리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플라즈마에 주목했다. 플라즈마는 전자와 이온이 해리된 이미 ‘녹아 있는’ 상태의 물질이기 때문에 레이저 강도를 높여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플라즈마는 다루기 까다로운 물질이라 플라즈마와 레이저의 상호작용을 조절하기 어려웠는데 플라즈마의 밀도를 완만하게 증가시키고 여기에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확인 결과, 제시된 테라헤르츠 생성 방식은 진동수 변조가 쉽고, 레이저에서 테라헤르츠파로 전환되는 에너지 효율이 기존에 비해 10배 높으며, 강도와 방향성도 뛰어났다.
공동 연구팀은 “초고속 테라헤르츠 통신 장치, 생체 암진단 뿐만 아니라 초강력 테라헤르츠 영역의 비선형 물성 연구, 기존의 거대한 입자 가속기를 작은 방 크기로 구현하는 테라헤르츠를 이용한 초소형 입자 가속기 등 개발에도 도움이 될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물리학과의 마노즈 쿠마르 (Manoj Kumar) 박사가 제1저자로, 이재호, 박도현 연구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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