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규 법제처장이 4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문제 관해 “헌법재판소에서 위법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사법연수원 동기 관계로, 현 정부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법제처장을 맡고 있다.
이 처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고 여야에 합의를 촉구한 것은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헌재는 국회 입법 활동을 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국회에서 헌법재판관을 뽑을 때 단순 과반수로 뽑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당 주도로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마은혁·정계선·조한창) 추천을 강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처장은 “통상적으로 여당 1명, 야당 1명을 추천하고 마지막 1명을 추천할 때 여야 합의로 계속 추천해 왔다”며 “단순 표결로 임명할 수 있다면 다수당이 3명을 다 추천할 수 있다는 얘기”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재가 모델로 삼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도 국회에서 헌법재판관을 선출하지만 재적의원 3분의 2로 뽑게 돼 있다”며 “여야가 반드시 합의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절대로 헌재가 불법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제 국가에서 헌법은 대통령한테 임명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선출하면 무조건 서명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봤기 때문에 청문회를 개최했고 본회의장에서 의결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합의가 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처장은 “실질적으로 합의가 됐는지는 (본회의) 표결 시점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형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논거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재판부가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법 51조에 대해 “탄핵이 될 정도면 중대한 법 위반이 있을 테니, 그에 수반된 형사재판이 있으면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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