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오요안나 사건에 대해 "회사에 SOS(구조요청)를 했는데 묵살된 게 제일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4일 배 의원은 자신이 10년간 몸 담았던 MBC에 대해 "겉으로 보면 번지르르한 가정집인데 심각한 가정폭력을 자행하는 곳과 똑같다"며 뉴스1에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배 의원은 2008년 MBC에 입사해 뉴스데스크 앵커를 지내다 2012년 시작한 MBC 노조 파업 도중 노조를 탈퇴하고 앵커로 복귀했다. 2017년 공영방송 총파업 당시 해임됐던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앵커직을 내려놓고 2018년 3월 퇴사했다.
해당 과정에서 배 의원은 MBC 구성원들이 퇴근길 본인 차량 보닛에 올라와 뛰는 등 위협을 가하고, 편집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이들의 시위 판넬에 가격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사내에 도움을 청할 기구가 없냐는 질문에 "쉬쉬한다"며 "MBC의 사내 문화는 굉장히 대학 동아리처럼 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중에 누가 맘에 안 들면 굉장히 유치하고 폭력적인 이지메(집단괴롭힘)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내 전반에 그런 문화가 있다. 누가 괴롭히는 걸 묵인하고 용인하고 쉬쉬하는 문화"라며 "MBC의 나쁜 사내 문화"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MBC는 유족이 녹취도 있다고 했는데 왜 방지하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도중 오요안나 사건을 국회 청문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다. 청문회 개최를 요구해서 진실규명에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당부했다.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에 합격해 활동해 오다 지난해 9월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부고가 알려진 것이다. 고인 휴대폰에선 원고지 17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MBC는 고인이 사망한 지 4개월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도 해당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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