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4일 자정(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매기고 중국도 일부 품목에 10~15%의 관세를 10일부터 매기겠다고 하면서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 '시즌 2'가 막을 올렸는데요. 일단 10일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상황을 좀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시선을 중동으로 돌렸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캠페인을 부활하고 이란의 석유 수출을 '0'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온건한 보복’ 취한 中…무역전쟁, 10일까진 숨고르기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시 주석과의) 통화는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라며 "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해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반격에 대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면서도 일단 온건한 보복을 취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10일부터 미국산 석탄,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 농업기계, 대형차량, 픽업트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미국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중 양국에 큰 타격이 없는 조치라는 것입니다. 구글에도 반독점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구글은 2010년 이후 사실상 중국 사업을 접어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중국은 텅스텐 수출 제한을 하기로 했는데, 세계 텅스텐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이 수요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이 부분은 미국에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 여파로 간밤 뉴욕증시도 1% 이상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란, 핵무기 가질 수 없어…암살 시도 시 말살될 것”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에 이란에 대한 최대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기존 제재 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도록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이른바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의 부활인 셈인데요. 특히 각서에는 재무부와 국무부에 이란 석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중국의 대미 보복 관세로 하락하던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 조치로 낙폭을 줄였습니다. 결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46달러(0.63%) 하락한 배럴당 72.70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이란에는 매우 힘든 조치이며 이전에 우리가 취했던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계속됐다면 이란 지원을 받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이란과 협상을 할 수 있다"며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있는 동안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을 모의했다고 미 법무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것과 관련 "만약 그들이 그랬다면 그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란이 암살을 하려 한다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지시를 남겼다. 그들이 그렇게 하면 말살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다른 곳 이주해야” 아랍권 반대 예상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가졌습니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으로 파괴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난 그들이 좋고, 새로우며 아름다운 부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요르단과 이집트가 팔레스타인인들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아랍 세계의 감정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대량 이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가자지구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서약을 한 것을 감안할 때 팔레스타인인과 아랍 동맹국으로부터 격노의 반응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WP는 이날 미국-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의 불안정한 휴전, 팔레스타인 이주, 전쟁으로 파괸된 가자지구 재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 정상화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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