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사치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
제대로 된 사치는 최고의 절약이고
최고의 자기 절제니까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멋을 간직해야 한다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그 무엇을 위해
나머지를 과감히 비워내는 것
진정한 멋은 궁극의 자기 비움이고
인간 그 자신이 빛나는 것이니까
대개 사치를 덕목으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옥편에서 ‘사치할 사(奢)’자를 찾아본다. 낭비하다, 과분하다는 뜻은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삼가야 할 부정의 덕목이다. 그러나 이 글자가 지닌 의미의 스펙트럼이 꽤 다채롭다. 넉넉하다, 크다는 뜻에 이르면 긍정의 덕목으로 바뀐다. 뽐내다를 거쳐 아름답다는 뜻에 이르러 무릎을 친다. 시인이 사치와 멋을 등가로 놓은 이유가 드러난다. 코뿔소에게는 코뿔이 사치고, 장미에게는 장미꽃이 사치고, 애국자에게는 충절이 사치다. 없으면 자신의 고유성이 없어지는 그 무엇을 위해 사치의 감각이 필요하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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