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외교·안보 전문가 대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2기 체제에서 한미, 한일, 한미일 관계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재개한다고 해도 구체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5일 한반도 문제 연구자, 언론인, 전 외교관 등 외교안보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계기 한반도 정세 전망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한 전문가 64.1%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일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자 방식보다 양자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한미일 협력을 부담스러워하거나 효용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간주했다. 한미, 한일 관계 역시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비중이 높았다. 한미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0%, 유지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7.5%였다. 단 1명만이 한미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한일 관계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51.3%, 유지될 것으로 본 비율은 46.2%이다.
미국과 북한의 협상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가 많았다. 전문가 중 70%가 ‘미북간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내 가시적·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협상이 재개돼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내에 가시적·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답변은 11명(27.5%)에 그쳤다.
한편 한중 관계는 38.5%가, 한러 관계는 47.5%의 응답자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면 한러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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