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국제 소포 반입도 차단하고 나섰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연방우정청(USPS)은 중국, 홍콩에서 들어오는 국제 소포 반입을 이날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즉시 발효되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적용된다. 다만 편지나 봉투는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부터 중국을 상대로 10% 추가 관세를 발효하고, 중국이 맞불 관세를 발표하면서 양국이 무역 전쟁을 개시한 직후 나왔다. 국제 소포 반입 차단 조치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면세 구멍’ 차단을 예고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은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 이하 물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면세 한도(de minimis exemption)를 적용해왔다. 테무와 쉬인 등 저가 전략을 내세운 중국 이커머스들은 면세 한도를 이용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실제로 2023년을 기준으로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은 ‘800달러 면세’ 물량의 거의 50%를 차지했으며, 특히 테무와 쉬인 두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했다.
미국으로 면세 한도로 수입된 물품은 10년 전에 연간 1억 4000만 건 정도였지만 2023년에는 10억 건을 훌쩍 넘었다. 물류 분석 업체 ‘세네타’ 관계자는 “중국발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해 20∼30% 성장했다”며 이번 조치로 미국에서 중국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 수요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업체들도 대응 마련에 나섰다. 물류 업체 이지십은 800달러 미만 소포 발송 고객들에게 미국 내 물류 센터 설립이나 현지 창고 활용을 권고했다. 테무와 쉬인도 중국 외 지역에서 상품 조달을 늘리는 한편, 미국 내 물류창고 확보, 미국 현지 판매자 확보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은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면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춘제 연휴 이후 처음 열린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필요한 것은 일방적 관세 인상이 아니라 평등과 상호존중의 대화·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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