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들의 폐암 진단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기오염이 주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암연구소(IARC)는 폐 선암 발병 사례 중 약 20만 건이 대기오염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의 폐암의 대부분이 선암(腺癌)이었다. 선암은 체액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폐암의 약 32%를 차지한다.
2022년 기준 폐암을 진단받은 남성 약 150만 명 중 45.6%인 71만 7211명이 선암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90만 8630명 중 59.7%인 54만 1971명이 선암이었다.
연구소 측은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선암이 비흡연자 폐암 사례의 53%~70%를 차지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며 “대기오염은 이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로는 폐 선암 환자 중 남성 약 11만 1486명, 여성 8만 378명이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기오염에 의한 선암 발병은 동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IARC의 암 감시 부문 책임자인 프레디 브레이 박사는 가디언에 “주변 대기 미세먼지 오염과 폐 선암 위험 증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미래의 선암 발병률은 흡연과 대기오염 감소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 폐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의 폐암 발병률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여성의 폐암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흡연율의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남성 흡연율은 이미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인 반면 여성 흡연율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폐암은 전세계 암 사망원인 1위다. 브레이 박사는 “폐암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대기오염 방지와 흡연율 감소를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통찰을 각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랜싯 호흡기 의학(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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