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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테마로 보는 2025 골프용품 트렌드

피팅과 미니 드라이버, 중공 아이언 좀더 확대

헤드종류와 소재는 다양해졌지만 컬러는 차분

골퍼와 클럽의 연결 고리인 그립은 ‘샅바 싸움’





타이틀리스트 시티 투어밴. 사진 제공=타이틀리스트


1 피팅의 확대

용품업계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피팅’이다. 골퍼의 신체 조건이나 스윙에 클럽을 최적화하는 피팅은 과거에는 선수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일상화됐다. 피팅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핑이 1972년 컬러 코드 차트를 선보이며 선구자 역할을 했다면, 테일러메이드는 2004년 무게 이동 기술을 드라이버 헤드에 적용하며 ‘셀프 피팅’ 또는 ‘셀프 튜닝’의 개념으로 확대한 이래 조정 가능한 클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골퍼가 헤드의 무게중심 위치를 바꿔 볼의 방향, 탄도, 스핀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셀프 피팅은 이제 드라이버는 물론 페어웨이우드, 퍼터까지 적용되는 시대다. 올해 신제품 드라이버에서도 웨이트 카트리지나 조정 가능한 호젤이 없는 제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업체들은 피팅 센터를 통한 맞춤 클럽 제공에도 적극적이다. 타이틀리스트는 2023년부터 시티 투어밴을 서울 성수동에 운영 중이고, 핑은 지난해 경기 성남 남서울CC 내에 피팅 센터를 오픈했다. 테일러메이드도 지난해 가을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 내에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개장했다. 스릭슨은 무료 커스텀 샤프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체들이 피팅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골퍼에게 최적의 클럽을 찾아주는 과정을 통해 스윙과 샷이 개선되는 효과를 직접 데이터로 보여줌으로써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이를 통해 직접적인 매출 증대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퍼들의 커스텀 오더 구매 욕구도 증가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가 국내에 조립 생산 시설을 마련하고 핑이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커스텀 오더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위해서다.

PXG 시크릿 웨폰 미니 드라이버.


2 작지만 강한 ‘미니 드라이버’

‘괴짜 골퍼’ 허인회는 지난해 국내 용품계에 작은 태풍 하나를 일으켰다. 그가 6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비즈플레이 원더클럽 오픈 연장전에서 미니 드라이버로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장면이 화제가 된 뒤 미니 드라이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이다. 허인회가 당시 사용한 Ai 스모크 340 미니 드라이버는 완판되면서 캘러웨이의 ‘깜짝’ 효자 상품 노릇을 했다.

미니 드라이버는 헤드 크기나 샤프트 길이가 드라이버와 3번 우드의 중간쯤인 클럽으로 보면 된다. 드라이버보다 거리는 조금 덜 나가지만 방향성과 제어 능력이 뛰어나 안정된 티샷을 원하는 골퍼에게 적합하다. 필 미컬슨이 자주 사용했고, 토미 플리트우드와 브라이슨 디섐보, 잰더 쇼플리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은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가 주로 미니 드라이버를 출시했지만 올해는 타이틀리스트와 PXG도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타이틀리스트의 첫 미니 드라이버는 GT280으로 캐머런 영과 윌 잴러토리스 등 투어 선수들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PXG도 처음으로 미니 드라이버를 내놓았는데 이름은 시크릿 웨폰이다. PXG는 이미 1월에 판매를 시작했고 캘러웨이와 타이틀리스트는 4~5월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드라이버의 헤드 사이즈는 대부분 460cc지만 미니 드라이버는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PXG 시크릿 웨폰이 300cc, 테일러메이드의 버너 미니 쿠퍼는 304cc, 캘러웨이의 Ai 스모크 340 미니와 올해 신제품인 엘리트 미니는 340cc, 그리고 타이틀리스트 GT280 미니는 가장 작은 280cc다.

작지만 강한 녀석이 온다!

4세대 카본 페이스가 장착된 테일러메이드 Qi35 드라이버.


독점 매트릭스 폴리머 소재를 사용한 타이틀리스트 GT 시리즈.


3 진화하는 카본

카본은 이제 골프클럽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가 됐다. 사용 비율로만 따지면 티타늄과 거의 대등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넘어섰다. 페이스와 솔 정도만 티타늄으로 만들고 브랜드에 따라서는 페이스와 솔을 포함한 많은 부분이 카본으로 채워지고 있다. 테일러메이드는 페이스를 카본으로 만들고 있는데, 그들의 카본 페이스는 올해 이미 4세대 모델이다.

카본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우면서도 강하다는 것이다. 무게가 철의 25%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다. 이런 장점 덕분에 카본을 많이 사용하면 그만큼의 잉여 무게를 다른 곳에 재배치할 수 있다. 카본의 사용이 무게 이동 기술을 적용하는 셀프 피팅과도 직접 연결돼 있는 것이다.

카본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Ai 스모크 드라이버의 크라운에 포지드 카본을 적용했던 캘러웨이는 올해는 엘리트 드라이버에 이보다 한 단계 발전한 서모포지드 카본(Thermoforged Carbon)을 채택했다. 항공우주 분야에 사용되는 소재로 가벼우면서 강도가 뛰어나고 성형 성능이 보다 개선됐다고 한다.

타이틀리스트가 GT 드라이버의 크라운 소재로 사용하는 독점 매트릭스 폴리머(Proprietary Matrix Polymer)도 카본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타이틀리스트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재로 무게가 티타늄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클럽의 무게를 확 줄여주는 핵심 역할을 한다. 타이틀리스트는 독점 매트릭스 폴리머로 만든 크라운과 헤드 몸체를 열을 이용해 이음새 없이 매끈하게 붙였다. 무게가 줄고 공기역학적으로 저항이 적어진 덕분에 헤드 스피드가 높아졌다.

카본의 사용은 드라이버나 페어웨이우드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언의 백 페이스나 퍼터 등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고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2025년 주요 드라이버. 캘러웨이 엘리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테일러메이드 Qi35, 핑 G440, 스릭슨 ZXi.


4 차분해진 컬러…포인트만 살짝

컬러는 때론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다. 최근 2년 동안 골프 용품업계에는 레드와 블루 등 과감한 컬러 사용이 유행했다. 캘러웨이는 패러다임 라인의 메인 컬러로 딥블루를 선택했고, 테일러메이드는 스텔스와 스텔스 2에 각각 레드와 블루 페이스를 장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다시 찾은 일상의 활력을 대변하는 듯했다.

2025년 세계 경제를 한 마디로 규정한다면 ‘불확실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세제, 무역, 산업, 이민, 에너지, 외교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정책 전환이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미중 갈등 등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면서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해 신제품 컬러에서는 차분함이 두드러진다. 테일러메이드 Qi35는 전체가 그레이 색이고, 역시 그레이 톤인 캘러웨이의 엘리트는 그린으로 포인트를 줬는데 2021년 출시된 에픽과 색감이 비슷하다. 핑의 G440 드라이버와 스릭슨의 ZXi는 블랙을 메인 컬러로 하면서 각각 블루와 레드를 살짝 사용해 단조로움을 피한 정도다.

테일러메이드 Qi35 시리즈의 다양한 헤드.


5 4종류 헤드는 기본

골프클럽의 스펙은 갈수록 세분화되는 추세다. 드라이버에 대한 선택의 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하나의 시리즈에 다양한 헤드 옵션이 제공되는 것이다.

테일러메이드의 경우 기본형인 Qi35 외에 Qi35 맥스, Qi35 LS, Qi35 맥스 라이트, 그리고 피팅 전용 헤드가 있다. 캘러웨이 엘리트 시리즈는 엘리트, 엘리트 X, 엘리트 트리플 다이아몬드, 엘리트 맥스 패스트 등으로 구성된다. 스릭슨의 ZXi 시리즈도 헤드 옵션이 4가지이며, 지난해 하반기 GT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GT 2·3·4 모델만 선보였던 타이틀리스트는 새롭게 GT1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완전체를 이뤘다.

용품업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헤드 옵션을 크게 기본형, 드로형, 저스핀 모델 3가지 정도로 나눠 선보였는데 최근에는 관성모멘트(MOI) 성능을 극대화한 맥스 모델이나 투어 선수나 상급자를 위한 라인 등을 추가해 4가지 모델로 시리즈를 완성하고 있는 추세다.

PXG 젠7 아이언 내부 구조. PXG의 젠 시리즈 아이언은 초기 모델부터 줄곧 중공 구조로 제작됐다.


6 중공 구조 아이언

아이언 시장에서는 중공 구조가 느는 추세다. 중공 구조는 헤드 속이 빈 형태로 머슬백과 캐비티백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외관이 머슬백과 비슷해 멋스러움을 풍기면서 컨트롤이 어렵다는 머슬백의 단점을 해소했다. 초기 중공 구조 아이언은 헤드가 컸지만 최근엔 기술이 발달하면서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나오기 때문에 중공 구조라고 언급을 하지 않으면 머슬백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업체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 중공 구조 라인을 하나 정도는 가져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미즈노 프로 245, 핑의 i530, 테일러메이드의 P770, 타이틀리스트의 T350이 중공 구조 라인이었다. 캘러웨이와 PXG는 중공 구조 아이언에 적극적이다. 캘러웨이가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에이펙스 Ai 200과 Ai 300, 에이펙스 Ti 퓨전 아이언이 모두 중공 구조였다. 캘러웨이의 올해 신제품인 엘리트 아이언도 중공 구조다. PXG의 젠(GEN) 시리즈는 초기 모델부터 모두 중공 구조로 설계됐다. PXG 관계자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든다는 창립자의 철학에 따라 중공 구조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기술을 축적해 왔다”고 했다.

중공 구조 아이언은 헤드 내부를 파내고 그만큼의 잉여 무게를 주변부로 전략적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빗맞은 타구에 대한 관용성도 뛰어나다. 또한 페이스를 얇게 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타늄 페이스와 단조 몸체를 결합하는 공법 등을 통해 빼어난 비거리 성능을 자랑한다.

중공 구조 아이언에도 단점은 있었다. 속이 비었기 때문에 타구음이 둔탁하고 손맛도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부에 우레탄이나 엘라스토머 소재 등의 물질을 넣어 이를 어느 정도 개선했다. 그런데 여전히 ‘허들’이 하나 남아 있긴 하다. 가격이다. 중공 구조 아이언이 일반 모델에 비해 대략 10~15% 비싼 편이다.

골프프라이드의 리버스 테이퍼 그립.


슈퍼스트로크 제너지 그립.


7 그립의 ‘샅바 싸움’

클럽 못지않게 요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분야가 그립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진 골프프라이드가 그립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가운데 슈퍼스트로크, 램킨, 그리고 국산업체로는 캐비어와 해치골프 등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슈퍼스트로크는 퍼터 그립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이고 있고, 램킨은 가장 오랜 역사(100년)를 가졌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2022년 국산 거리측정기 브랜드 보이스캐디를 보유한 브이씨는 슈퍼스트로크에 지분 참여를 했고, PXG를 국내에 수입·판매하고 있는 카네는 지난해 램킨을 론칭했다. 국내에서 그립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립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클럽과 신체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그립은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소모품인 데다 그립도 피팅을 하는 시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어떤 그립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손의 감각뿐만 아니라 스윙 웨이트가 달라지면서 스윙과 구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골프프라이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클럽에 끼워 나온 그립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맞는 그립으로 교체하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그립을 구매한 뒤 직접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립은 클럽에 비해 초기 투입 자본이 크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국산 브랜드들도 뛰어들고 있다. 국산 브랜드의 경우 글로벌 업체에 비해 한국 골퍼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발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캐비어나 해치골프 등의 제품도 다양한 컬러의 감각적인 그립을 내놓고 있다.

슈퍼스트로크는 지난해 램킨 그립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 현재 막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스트로크와 램킨의 합병은 몸집을 부풀려 경쟁력을 키우려는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골프프라이드도 지난해 퍼터 전용인 리버스 테이퍼 그립을 내놓는 등 슈퍼스트로크의 강점이었던 퍼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용하지만 치열한 ‘샅바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핑 G440 프리 호젤 그래픽.


뉴 테크놀로지: 핑의 프리 호젤

신제품을 뒷받침하는 건 혁신적인 기술이다. 올해도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됐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에는 어떤 게 있을까. 핑은 G440 드라이버를 선보이면서 프리 호젤(Free Hosel) 기술을 선보였다. 헤드와 샤프트의 연결 부위인 호젤의 중간 부분을 깎아내 무게를 절감한 것이다. 세상에 누가 호젤에서 무게를 덜어낼 상상이나 했겠나. 핑에 따르면 자사의 전작 모델인 G430 드라이버 호젤에 비해 4g, 타사 호젤과 비교해서는 10g의 무게를 줄였다. 핑은 프리 호젤 기술로 얻은 잉여 무게를 재배치해 무게중심을 보다 낮고 깊게 설정했다고 한다. 특히 스위트 에어리어가 힐 쪽으로 확대돼 높은 관용성과 빠른 스피드를 제공하게 됐다고 한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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