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정부가 앞으로 미국 정부 소유 선박의 파나마운하 통행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5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X(옛 트위터)에 “미 정부 선박은 이제 파나마운하를 통행료 없이 통과할 수 있게 됐다”며 “연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물리노 대통령이 이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운하 운영권 환수를 언급하며 압박하자 파나마가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1914년 개통된 파나마운하는 미국이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등을 조건으로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에 운영권이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통제하는데 이는 1999년 미국·파나마 조약을 위반한 사항”이라고 주장하며 운하의 운영권 환수 의지를 드러냈다. 파나마운하의 운영은 현재 홍콩계 업체가 맡고 있다.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던 물리노 대통령은 이달 2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파나마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한 지 사흘 만에 입장을 바꿨다. 파나마는 항구를 운영 중인 홍콩계 업체의 퇴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물리노 대통령이 직접 파나마운하 5개 항구 중 2곳을 운영 중인 홍콩계 CK허치슨홀딩스의 자회사와 맺은 관계를 소송 없이 적법하게 중단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2021년 파나마 당국과 연장 계약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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