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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제기구 "전쟁 범죄" 美 민주당은 '탄핵' 거론…트럼프 ‘가자 점령’ 후폭풍

폭탄 발언에 전세계 '발칵'

민주당 "사실상 인종 청소"

마가 내부서도 "비현실적"

일각 "평화 위한 충격 요법"

재건·경제발전 가능 평가도





중동 가자지구를 미국 관할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 발언이 전 세계를 격렬한 찬반 논쟁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해온 충성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부에서도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은 제안”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탄핵’ 주장까지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가자 구상’이 지역 재건과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새로운 평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 시간)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주요 동맹국들이 일제히 기존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된 영토와 국가를 갖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편에 섰다. 유엔 등 국제기구와 국제법 학자들도 미국의 제안이 반인류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마리아 버래키 박사는 “가자 주민을 영구적으로 이주하겠다는 구상은 (인류 사회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달성한 모든 것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민주당 역시 ‘사실상 인종 청소’라는 공세를 펼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내부에서도 이례적으로 반발이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트럼프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에서도 “전혀 말이 안 되는 제안이다. 당의 예산 감축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케빈 크레이머(공화·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비전은 크지만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고 트럼프의 ‘골프 친구’인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문제가 많다. 모든 상원의원들이 반대한다”고 말했다. ‘마가 진영’을 대표하는 스티브 배넌 전략가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우리의 초점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오하이오주의 동팔레스타인”이라며 해외보다 국내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각계각층의 거센 반대를 의식한 듯 ‘영구 이주’ ‘미군 투입’ 등 논쟁적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대통령의 ‘가자 구상’ 자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지지하는 모습이 강하다. 가자지구 재건에 천문학적인 비용과 15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재건 비용을 충당하고 지역 주민의 경제적 발전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대통령의 제안은 가자지구에 대한 재건 책임을 맡겠다는 뜻”이라며 “적대적인 조치가 아니라 매우 관대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대담하고 신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취지로 찬성 의사를 드러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 지역(중동) 전체가 자신들만의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사국인 이스라엘 언론들은 ‘주민 이주’ 제안 자체가 실제 목표라기보다는 충격요법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중동 평화 해법에 도달하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속내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가 가자지구의 뱀들을 놀라게 하려고 중동에서 풀을 때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가 순전히 발언한 것과 목표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끼를 던지거나 도발함으로써 상대를 움직여 원하는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다. 예루살렘포스트는 “가자지구 사람들이 이주해가면 하마스는 더 이상 그들을 인간 방패로 쓸 수도, 인도적 지원을 착취할 수도 없게 되며 유엔의 여러 일자리도 위험에 빠지고 비정부기구도 자극받을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폐허로 이득을 보던 모든 국가와 조직들이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의 가자 계획은 실현되지 않더라도 역내를 확실히 뒤흔들어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15개월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견딘 가자 주민 대다수는 망명 생활을 원하지 않으며 트럼프는 200만 명에 가까운 인구를 가자에서 몰아내기 위해 미군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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