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으로 운영 중단 위기에 놓였던 고대구로병원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서울시 덕분에 급한 불을 끄게 됐다.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생명의 최전선, 서울시가 지키겠다"며 "서울시의 재난관리기금 5억 원을 투입해 수련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병원 수익률 1위 부서는 장례식장, 2위는 주차장, 3위는 식당.' 최근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한 장면으로 생명을 살리는 중증외상센터는 수익성 꼴찌라는 이유로 늘 '정리 대상 1호'"라고 전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이 장면은 우리 의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실제 최근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담당했던 고대구로병원 수련센터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원 예산 9억 원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라며 "11년간 20명의 생명 수호자를 배출해온 이곳은 재작년 한 해 571명의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한, 필수 존재"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곳이 사라진다면 응급의료 현장의 공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저는 위기를 막을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담당 부서에 지시했고 서울시의 재난관리기금 5억 원을 투입해 수련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아가 다른 병원으로도 전문의 양성 체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중증외상 전문의는 시민의 생사가 걸린 위중한 순간,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으로, 이들을 길러내는 일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시장의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는 2014년 보건복지부의 서울지역 중심 외상 전문의 집중 육성사업으로 문을 연 이래 11년 동안 20여 명의 중증외상 전문의들을 배출해온 곳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국내 유일한 중증외상 수련기관으로 꼽혔다.
그런데 올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연간 9억 원 가량 지원되던 예산이 사라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보건복지부가 중증 외상 전문의 수련 등으로 편성했던 예산이 기획재정부의 심의 과정에서 삭감됐기 때문이다.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해당 예산을 다시 전액 복원했지만 12.3 내란사태로 국회 증액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종적으론 삭감 처리됐다.
최근 국회에서 협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때 해당 예산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었지만 당장이 문제였다.
이에 병원 측은 중증외상 환자에 대한 진료는 계속할 수 있지만 수련센터 자체는 사업기간인 2월 말까지만 운영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오 시장이 시의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끌 수 있게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jna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