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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자 장사로 덩치만 큰 K금융, 혁신으로 글로벌 은행 돼야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경제 규모에 비해 한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이 꼽은 ‘글로벌 시스템 중요 은행(GSIB)’ 40개 중에 우리나라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GSIB는 부실화할 경우 전 세계 금융 안정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코어(핵심) 은행들이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9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 8개, 프랑스·일본·캐나다 각 4개 등 주요 7개국(G7) 모두 1개 이상을 보유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한국(12위)보다 낮은 스페인(15위)과 네덜란드(18위)도 GSIB 보유국이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금융의 존재감이 미미한 것은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에 몰두한 탓이 크다. 지난해 KB금융지주가 5조 782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빅5 은행’은 매년 역대급 이익을 거두고 있다. KB와 하나·신한·우리 등 주요 은행을 더하면 지난해에만 16조 5000억 원의 순익을 거뒀다. 문제는 이 성과가 혁신적 금융 기법 도입이나 새로운 시장 개척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에 편승해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더 천천히 늦게 내리는 식으로 막대한 예대마진을 챙기며 덩치를 키워왔다. 국내 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88.6%에 달했다.

국내 은행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익 기반 다변화,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선진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지만 공염불에 불과했다. 정부도 한국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고 한국판 골드만삭스 은행을 키우겠다고 외쳤으나 말잔치에 그쳤다. 금융 당국이 수시로 경영에 개입하다 보니 은행들의 해외 시장 공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라도 은행들은 이자놀이에 의존하는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최신의 디지털 기술과 선진 금융 기법 도입에도 속도를 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은행들의 혁신 상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 금융사 간 통폐합을 통한 대형 은행 육성 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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