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이 한미일 3자 관계의 걸림돌로 한일 역사 문제를 지목했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한미일 3국이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다.
해거티 의원은 6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소재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대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한국의 현재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미일) 3자 관계에 대한 불만은 솔직히 일본과 한국 간 정치적 문제에 대한 불만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 문제들이 때때로 불거질 때마다 정치 지도자가 자국 내에서 점수를 따고 지지율이 상승했다”며 “어쩔 수 없는 정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거티 의원은 이러한 역사적 갈등은 한일 간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와 대화하는 재계 리더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싶어하고, 그들과 함께 협력해야 할 필요를 인식한다”며 “3국이 함께 협력할 경제적 기회를 계속 찾아내 경제 관계를 넓히고 심화해 시간이 지나면서 굳건하게 발전하면 정치적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거티 의원은 한국의 정치 상황이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전개되더라도 경제 분야에서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해 큰 정치적 대가를 치렀다면서 앞으로 3자 협력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다만 “우리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며 “3국이 함께 협력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해거티 의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요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일본 등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는 케빈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해거티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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