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한국 출신의 중국 귀화선수 린샤오쥔(임효준)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그는 "운동선수에게 금메달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다. 그에 맞는 충분한 축하를 해줬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첫날 혼성 계주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남자 500m 결선에선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린샤오쥔에게 추월을 허용,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중국 귀화 후 첫 종합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린샤오쥔은 감정이 요동친 듯 오열했다. 이어 오성홍기를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박지원은 린샤오쥔이 관중 인사를 다 마치길 기다렸다가, 뒤에서 가볍게 등을 두드려준 뒤 악수를 청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린샤오쥔은 오랜 시간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다. 그러나 2019년 대표팀 동료와의 '성추행 논란'에 휘말려, 귀화를 결정했다. 법정 다툼 끝 한참 뒤에야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태극마크를 다시 달 수는 없었다.
박지원은 "운동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결과"라면서 "그런 결과를 이룬 선수에게는 모두가 축하를 해주는 게 맞다. 그래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지원은 이날 도전한 3개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오늘 모든 금메달(3개)을 다 따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금메달이 처음부터 내 것은 아니었으니 아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박지원은 9일 남자 1000m와 남자 계주 5000m에서 추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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