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작년 실적보다 많게는 수조 원까지 낮춰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2023~2024년 착공 물량이 줄어든 것이 올해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수조 원까지 하향 조정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올해 매출 목표를 15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18조 6550억 원보다 2조 7550억 원이나 적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32조 694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올해 매출 목표는 이보다 2조 3000억 원가량 적은 30조 3837억 원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매출 목표는 8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10조 5036억 원)보다 2조 원 이상 적은 규모다. DL이앤씨도 매출 목표(7조 8000억 원)가 지난해 매출(8조 3184억 원)보다 5000억 원 이상 적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한 GS건설도 작년 매출(12조 8638억 원)보다 2638억 원 적은 12조 6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건설 경기 불황으로 매출과 직결되는 사업장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사 매출은 수주 후 착공이 시작되면 이후 공사 진행률에 따라 수주액이 매출로 반영된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착공 물량이 급감한 영향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착공 가구 수가 9119가구였지만 올해는 7940가구로 13%가량 줄었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월 기준 국내외 현장 수가 200여 곳을 상회했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로는 170여 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우건설도 국내 사업장 수가 약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택 사업 비중이 적은 삼성물산의 경우 하이테크 등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된 영향이 크다.
건설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어서 매출 증대보다는 수익성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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