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 알루미늄 수입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또 상호관세는 11일이나 12일 발표하고 즉시 발효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모든 나라로부터의 철강, 알루미늄 수입에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발효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재빨리 협사을 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받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철강재 263만톤까지만 무관세로 수출을 하되, 그 이상 물량은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현재 한국 철강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물량 기준으로 3위(9.8%), 금액 기준으로는 1위(12.4%)다. 철강에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사실상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새로 발표하는 관세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며 상호관세는 거의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에게 130%(관세)를 부과하는데 우리가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한 나라가 미국산 A제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 미국도 그 나라산 A제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집 어젠다47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무역법을 의회에서 통과키시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의회를 거치기 전에 행정명령 등으로 일단 도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의 경우 한미 FTA로 미국산 제품 거의 대부분에 관세를 매기지 않고 있어 당장은 상호관세의 칼날은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 수준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비관세 장벽, 세금 등을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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