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006280)의 ‘페라미플루’ 등 독감 치료에 쓰이는 비급여 수액 주사제 진료비가 최근 5년간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미플루’ 등 먹는 독감 치료제는 5일에 걸쳐 복용해야 하는 반면 주사제는 한 번만 맞으면 되는 편리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독감 보험’ 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비급여 주사제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줄어든 점도 한 몫했다. 덕분에 관련 치료제를 만드는 GC녹십자, 종근당(185750)의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0일 2023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에서 독감과 관련해 비급여로 지출된 주사치료제 진료비는 전년 대비 213% 급증한 3103억 원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8년 626억 원에 비하면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역시 비급여인 검사비도 113% 늘어난 2350억 원에 달했다. 독감 관련 비급여 진료비가 많이 늘어난 곳은 의원급 의료기관이었다. 2023년 의원급에서 진행된 비급여 독감 검사와 주사 진료비가 각각 88%(2064억 원), 81%(2498억 원)로 집계됐다. 반면 건보 적용 대상인 먹는 약 치료제 진료비는 2023년 142억 원으로 전년 보다 21.1% 감소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민간보험사의 독감보험 판매 증가와 함께 주사제의 수요와 공급이 늘어난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독감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독감 진단 후 항바이러스제를 처방 받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주사치료제는 한 번만 투약하면 치료가 가능해 며칠간 복용해야 하는 먹는 약보다 훨씬 편하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페라미플루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인기를 끌자 종근당 ‘페라원스’·노바엠헬스케어 ‘메가플루· JW생명과학(234080) ‘플루엔페라’ 등 여러 제약사들이 제네릭을 잇달아 출시했다.
다만 장광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박선철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에 따르면 독감의 경우 먹는 약과 주사제의 치료 효과는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먹는 약의 효과·부작용 관련 자료가 더 많아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급여 경구 치료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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