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10일(현지 시간) 발표한다. 미국은 우리나라 철강 수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국가로 트럼프 관세 폭탄이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프로풋볼 결승전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느 철강이든 25%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관세는 US스틸을 매우 성공적인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발효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철강 수출에서 미국은 물량 기준 3위(9.8%), 금액 기준 1위(12.4%)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인 2018년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모든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미국과 발 빠르게 협상해 263만 톤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되 예외 경우에만 수출할 수 있는 쿼터제에 합의했다. 한국 철강 업체 미국 사무소 관계자는 “미국이 쿼터제를 없던 일로 하고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려는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사실상 미국 수출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1일이나 1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하고 거의 즉시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거의 모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돼 직접 영향권에는 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국정과제 제언집 ‘프로젝트2025’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상호무역법 제정 시 우선 협상에 나서야 할 나라로 중국·인도·대만·베트남·일본 등 8개국을 거론했지만 한국은 없었다. 한편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10일까지 미중 정상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예고대로 미국산 원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픽업트럭 등에 10~15%의 관세 부과를 시작, ‘미중 무역 전쟁 2라운드’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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