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글·영상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입체적 예술 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문화 흐름을 선도하는 공연장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박선희(사진) GS문화재단 대표는 4월 개관하는 공연장 ‘GS아트센터’가 들어설 GS타워에서 1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새로 문을 여는 GS아트센터는 공간 자체가 문화 경험이 되는 ‘미디어로서의 공간’을 지향한다”며 “많은 예술가와 관객들이 사랑했던 공간의 기억을 이어가면서도 동시대 예술가들의 필요와 관객들의 문화적 취향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GS아트센터는 지난해 8월 GS그룹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설립한 GS문화재단의 핵심 사업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은 GS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 등을 지낸 박 대표는 공연장을 이끌 초대 수장으로 지난해 11월 임명됐다.
한창 리모델링 중인 GS아트센터는 ‘강남 한복판의 공연장’으로 많은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옛 LG아트센터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로 이전한 후 비어 있던 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재탄생한다. 320억 원을 들여 노후 시설을 재정비하고 편의 시설을 확충했다. 객석도 이전보다 108석 늘어난 1211석으로 확장됐다.
공연장의 외관보다 더 힘을 준 것은 프로그램이다. 5월에 시작하는 대표 기획 공연 시리즈 ‘예술가들’은 GS아트센터의 운영 방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린 작품들로 예술 경험을 확장해온 창작자 2~3명을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각예술가 겸 오페라 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와 스페인의 안무가인 마르코스 모라우가 선정됐다. 이들은 애니메이션부터 영상·조각·무용·음악·사진·설치미술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해체하고 결합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전방위 예술가의 대명사로 불린다.
박 대표는 “GS아트센터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예술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비전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특히 장르와 장르가 만나 서로 대화하며 새로운 예술적 스파크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하면서 장르를 허물고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창작자들에게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의 문화 소비는 특정 분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시·공연·여행·파인다이닝 등 다방면을 아우르며 복합적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관객의 호기심을 두루 자극할 만한 창작자를 소개함으로써 공연 예술계의 관객 저변을 확대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대중의 관심을 끌 ‘대작’들도 빼놓지 않았다. 4월 24일 정식 개관과 함께 4일간 열리는 기념 무대는 세계 최정상 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가 꾸민다. ABT의 정식 내한은 13년 만으로 수석 무용수 15명이 총출동해 개막 축제의 분위기를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총 5회 공연 프로그램이 모두 다르게 구성됐다는 점 또한 공연 애호가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이 밖에 국립발레단과 서울재즈페스티벌 등 국내 유수 단체와 협력하는 양질의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6월 29일까지 진행되는 개관 페스티벌이 끝난 뒤에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와 ‘라이프 오브 파이’ 등 대관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박 대표는 “경계 없는 예술과 창작자·관객이 연결되는 순간 빚어지는 에너지가 일상으로 전이되기를 바란다”며 “호기심이 많고 다양한 경험에 주저 없이 도전하며 예술가의 상상력을 함께하고 싶은 ‘경계 없는 관객’들이 찾는 요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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