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해외 축구 중계에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현지 시간)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북한 조선중앙TV 스포츠 중계 편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선수가 소속된 구단의 경기를 정치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TV는 통상 오후 5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 1~2시간 가량 스포츠 중계를 편성하고 있다. 특히 90분 해외축구 경기를 60분으로 편집해 송출하는 경우가 많다.
38노스는 “조선중앙TV는 2022년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리그 경기를 다양하게 중계했으나 2023년부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으로 중계 범위를 축소했다. 이마저도 몇 달씩 지연 송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38노스가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조선중앙TV 편성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선수가 소속된 구단의 경기가 거의 방영되지 않았다. 2023-2024 EPL 시즌에서 조선중앙TV는 전체 380경기 중 21경기만을 방영했으며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과 황희찬의 울버햄튼 등 한국인 선수가 있는 구단의 경기는 한 번도 방송되지 않았다.
UCL에서도 이강인이 소속된 파리생제르맹(PSG)의 경기는 준결승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패배한 단 한 경기만 방영됐다. 반면 지난해 9월 북한 여자축구팀이 FIFA U-20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는 13.5시간만에 해당 경기를 내보냈다.
38노스는 “국제 스포츠 중계는 북한 국영TV의 정치적 선전선동이 이뤄지지 않는 몇 안 되는 콘텐츠이지만 정치가 아예 관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팀과 선수를 중계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치적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022년 월드컵 중계에서는 한국 경기를 의도적으로 배제했고 2023년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을 ‘괴뢰’로 표현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