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바로 잡겠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국방비를 늘리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통화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수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시 주석과 통화했고 그의 측근들과도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취임 이후 시 주석과 통화한 시점과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지난달 17일 시 주석과 통화했다고 같은 달 23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밝힌 적은 있으나 취임 이후에 전화를 나눈 사실은 이전까지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추가 10%의 관세를 발효하기 전날인 3일 “24시간 이내에 시 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튿날에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무역적자와 관련해서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이 막 나가도록 내버려뒀고 미국은 중국에 연간 1조 달러(약 1453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이 지금처럼 많은 돈을 빼내도록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시 주석은 지난달 17일 대화했다”고만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의 통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는 “아주 잘 알고 있다”며 “아마 전 세계의 그 누구보다 그를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이란은 방어 체계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매우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폭격 없이 협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군축 협상을 염두에 둔 듯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싶고 그래야 한다”며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다른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폭탄을 만드는 일 등을 좀 줄이자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기를 원하는 이유로 안보 문제를 들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캐나다와 그린란드 주변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면서 “당신이 캐나다인이고 미국에 낮은 세금을 내고 있다면 훨씬 더 나은 군사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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