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7(M7)’로 불리는 미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의 주가가 올 들어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기술 도입 비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0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알파벳과 아마존·애플,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테슬라 등 M7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세를 띠고 있다. 지난 1년간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각각 87%, 메타는 52% 급등하는 등 시장 상승을 주도해왔다. M7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구성 종목 시가총액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평균 112.5%, 2024년에는 60.2%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초(1월 2일 종가 기준) 138.31달러에 거래되던 엔비디아는 이달 10일 133.57달러로 3.43% 떨어졌으며 테슬라는 379.28달러에서 350.73달러로 7.53% 내렸다.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지수가 2.2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등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기대치를 밑돌았고 아마존은 예상보다 낮은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다. 여기에 중국 딥시크까지 등장하면서 AI 기술 도입 비용에 대한 우려마저 높아졌다. 실제로 최근 아마존·메타·알파벳·MS 등 4개 기업의 올해 자본 지출 예정 규모는 총 3200억 달러(약 466조 4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총자본 지출액인 2300억 달러(약 335조 2900억 원)보다 40% 증가한 규모다. 딥시크는 미국 AI 기업들 개발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챗GPT o1과 대등한 수준의 AI 성능을 구현해 AI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지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미국 빅테크들은 AI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리사 샬렛은 “AI 관련 자본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둔화해 다른 기업들과 비슷한 성장세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용 증가 우려에 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들어 S&P500에서 가장 실적이 좋았던 섹터는 △금융주(8.5%) △부동산주(7%)였으며 빅테크 기업들이 포함된 기술주는 1.3% 상승에 그쳤다.
트라이버리에이트리서치는 “기대치 상승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고려하면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보유 비중을 줄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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