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을 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스포츠를 통한 재활에 중점을 두면서 다른 나라 선수와 화합하는 분위기여서 좋습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파편상을 당한 이한(34) 선수는 지난 8일(현지 시간) 개막한 ‘2025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제7회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이 선수는 11일 오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종목 출전 직전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스노보드 외에도 실내조정, 수영, 좌식배구, 스켈레톤 등 5개 종목에 출전하는 그는 “상이군인의 보상과 처우를 개선하고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아쉽게도 없다”며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입대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19세 청년(당시 이등병)이었던 그는 북한의 122㎜ 방사포에 의해 얼굴과 왼쪽 다리 등 4곳에 파편상을 입었다. 6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 그는 자대인 해병대 연병부대로 복귀해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은 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며 “유명을 달리한 분들도 있어 슬프고 화도 나지만, 그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 살아 있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에서 상이군인을 대상으로 법률 및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이 선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그렇다 보니 많은 분이 (북한의 도발로) 돌아가시거나 다치기도 한다”며 “그런 분들에 대한 처우가 더 개선됐으면 좋겠고, 국민들께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에는 23개국에서 55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켈레톤, 휠체어컬링, 수영, 실내조정, 좌식배구, 휠체어농구, 휠체어럭비 등 11개 종목에서 8∼16일 9일 동안 밴쿠버와 휘슬러를 오기며 열전을 벌인다.
한국은 휠체어컬링, 스켈레톤, 스키, 스노보드, 수영, 좌식배구, 실내조정 등 7개 종목에서 11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