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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팝 열풍과 '메이드 인 코리아' 굿즈

정재훈 대한상공인단 단장

관광지 등 기념품 중국산만 넘쳐

K팝 '한국산' 굿즈 코너 별도 마련

소상공인 일감 늘려 경제활력 제고





소상공인들이 정말 어렵다. 가뜩이나 얼어붙어 있던 경기가 지난해 말 촉발된 예상치 못한 정치적 혼란으로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간 형국이다. 100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가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는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동대문 일대 의류 도매 상가나 잡화 소매 판매처들이 모여 있는 건물들 중에는 공실률이 50%를 넘는 곳이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더구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쉬인 등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메뚜기떼처럼 국내 시장을 훑고 지나가면서 일감이 통째로 사라져 서울 동대문 주변을 필두로 산재한 섬유·봉제·굿즈용품점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 공급 등 단기적 대응책을 일부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그 효과가 골목상권의 식당 등에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현장에서 좀 더 활용도가 높은 상생 소비 쿠폰, 지방에서 서울로 혹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하루이틀 다녀올 수 있는 여행·숙박 바우처, 박물관·미술관 또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문화예술 초대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한 현실이다. 무엇보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소공인들에게 조금이라도 지속 가능한 일거리, 즉 일감을 확보해줘야 경기 침체의 그늘을 줄일 수 있다. 패션·봉제·굿즈의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생산과 유통이 제한적 범위에서라도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방탄소년단(BTS)에 이어 블랙핑크, 뉴진스(NJZ) 등 한국 아이돌의 인기로 전 세계적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K팝은 얼어붙은 소상공인들의 생업과는 완전 다른 세계다. 다양한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의 인기도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고 ‘골든걸스’에서 보듯 왕년의 스타들도 다시 존재 가치를 뽐내고 있다. 아쉽고 아이러니하게도 K팝 스타들의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는 굿즈는 대부분 중국산이나 베트남산이다.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하고 팬들의 단체복이나 굿즈를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로 하자고 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국내 주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둘러봐도 국산 굿즈나 의류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런 사정은 부산·경주·강릉·여수 등 유명 관광지의 기념품 판매점을 방문해도 비슷하다. 최근 한국 방문이 급증한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가 박힌 기념품을 사고 싶었는데 중국산만 넘쳐 실망했다는 씁쓸한 소감은 인터넷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올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주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릴 다양한 국제 행사나 국공립 미술관 등에서 운영하는 기념품 매장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 기념품 코너가 별도 설치됐으면 한다. K팝 팬들을 위한 고급 굿즈나 한정판 기념품도 국산으로 외국인이나 국내 팬들에게 제공한다면 한국 문화와 제품의 우수성을 함께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지자체 관광 상품에도 이런 굿즈와 기념품이 가세하면 관심도는 훌쩍 높아질 것이다.

K팝 굿즈와 주요 관광지 기념품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훈장을 달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해 국내 섬유·봉제·굿즈 업계에 다양한 일감이 파도처럼 이어지는 날을 상상해 본다. 상생의 바람은 K푸드와 K뷰티로 연계·확산하며 소상공인에 힘이 되고, 경제 활력을 높여줄 것이다. 면티와 점퍼·스카프·응원봉·키링·피규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이드 인 코리아’ 굿즈가 국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문화계와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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