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 ‘깜짝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모양새다.
미 노동부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의 최근 동향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상승폭 확대를 이끈 건 에너지 가격이다. 전월 대비 1.1% 올라 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선 0.2% 내렸지만 전월 대비로는 1.8% 상승했다.
식품 가격도 1월 중 전월 대비 0.4% 상승해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전월 대비 15.2% 급등하며 식품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전체 월간 상승률의 약 30%에 기여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깨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관세정책과 감세, 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8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편 이날 소비자물가 지표가 깜짝 상승을 기록하면서 채권 수익률 급등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9시 15분(미 동부시간) 기준 4.65%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11bp(1bp=0.01%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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