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가 트럼프에게 ‘아부의 기술(the Art of Flattery)’을 구사했다."
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선보인 외교술에 주목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칭찬을 쏟아냈고, 특별한 선물을 전달한 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 비유해 부각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시바의 열띤 노력으로 트럼프의 얼굴에 긴장감 대신 미소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선물인 백금 도금의 일본식 투구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투구는 가로 57㎝, 세로 81㎝ 크기로 어린이라면 착용이 가능하다. 투구에는 번영과 장수, 풍요와 활력을 상징하는 덩굴무늬 문양을 새겼다. 민영방송 닛테레는 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했고, 10명에 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어린이 손주들을 위해 장식용이 아닌 실제 착용 가능한 투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구를 제작한 공예점인 닌교노하나후사는 사무라이 투구 복제품을 16만8000엔(약 160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준 제품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투구를 제작한 업체 관계자는 “선물 내용이 소개된 뒤 제작 문의가 100배나 늘었다”며 “투구를 통해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관계를 맺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물은 최근 미국 문화·스포츠계에 부는 사무라이 열풍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세기 일본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쇼군’은 ‘일본판 왕좌의 게임’이라고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활동 중인 오타니 쇼헤이는 LA 에인절스 시절 홈런을 친 뒤 가부토를 쓰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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