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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 족쇄 풀린 '잠삼대청'…갭투자 자극하나

서울시, 아파트 291곳 '토허제' 해제

신통기획 인가 6곳도 규제 벗어

은마·개포우성 등 14곳은 대상 제외

지방 부호들 '상경 투자' 길 열려

전세가율 높은 잠실 엘리트 수혜

대장 아파트 지위도 공고화될 듯

토지거래허가 해제구역으로 발표된 잠실 아파트 일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의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대거 해제된다. 또 중구 신당동과 양천구 신정동 등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6곳도 토지거래허가 규제에서 벗어난다.

서울시는 12일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GBC 인근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 등이 규제 대상에서 풀려나게 된다. 다만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2차, 선경, 미도, 쌍용1·2차, 은마 아파트 △삼성동 진흥 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우성1~4차,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등은 재건축 추진에 따른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123곳 중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인가까지 끝낸 6곳(0.28㎢)도 해제했다. 중구 신당동 236-100, 중랑구 면목동 69-14, 양천구 신정동 1152, 강동구 천호동 167-67 등이 대상이다. 이번 조정안은 13일 공고 후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토허제 해제 배경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거주이전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민원이 많았고 토허제의 부동산 가격 안정 효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감소했다”며 “부동산 시장 가격 하향 안정화, 거래량 감소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해제한다”고 설명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로 ‘잠삼대청’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토허제 해제로 실거주 2년 의무 조항이 해제되며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부동산팀 수석연구원은 “토허제 아파트들은 갭투자 수요 유입 등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 랩장은 “이미 토허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당 지역의 호가는 상승하고 신고가도 나오는 상황이었다”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집값 상승기 때처럼 지방의 부호들이 서울 내 집을 매수하는 ‘상경 투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토허제 해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강남 3구를 이끌어 온 기존 대장 아파트들의 지위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치동 은마, 청담동 현대 1차, 삼성동 진흥, 잠실 주공 5단지 등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해 온 단지들은 토허제 해제 지역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강남 3구 중에서도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잠실의 3대장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장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직주근접이 용이한 지하철 2·9호선 라인의 잠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GBC 수혜 지역이자 학교·공원·쇼핑 등 모든 인프라가 이미 안정이 된 곳이고, 특히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매매가는 26억 원, 전세가는 11억 5000만 원으로 투자 비용은 14억 5000만 원이다. 대치동과 삼성동 대장 아파트의 갭투자 비용은 약 20억 원 수준이다. 대치동에서는 대장 아파트 래미안대치팰리스도 수혜 단지로 지목됐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 등 기존 대장 아파트들은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려는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며 “갭투자의 길이 열리면 가격 상승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허제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강남구 삼성동의 부동산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 가능성이 제기된 후 매도자들이 2억~3억 원의 호가를 올려왔다”며 “토허제 해제가 발표된 오늘도 가격을 올리겠다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로 강남과 비강남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 ‘엘리트’는 예전부터 아파트 집값 상승의 바로미터라고 불릴 정도로 상승 거래를 주도하지 않았느냐”며 “최근에 ‘잠삼대청’ 토허제로 인해 반포가 반사이익을 누렸는데 이번 해제로 강남 전체에 상승세가 돌아가 강남과 비강남 부동산 시장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토허제가 해제되더라도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가 풀린다고 해서 시장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중산층이 투자하기에 아파트 가격대도 높고 갭투자 금액도 20억 원에 달해 수요가 급격히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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