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8) 양이 40대 교사의 손에 목숨을 잃은 가운데, 배상훈 프로파일러가 분노를 실제로 표출할 대상이 아닌, 더 약한 존재를 대신 살해한 ‘대체 살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12일 YTN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한 배 프로파일러는 이번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을 두고 “(가해자는) 자신의 망상적인 분노를 특정한 약한 존재한테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해자는 자신의 수업을 배제한 교장 혹은 교감, 장학사에게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그 사람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워 하늘이 같은 아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불을 어떻게 지르고, 흉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체계적으로 연결되진 않으니 각각의 부분은 다 계획성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가해 교사도 흉기 구매와 앞에 있는 누군가를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범죄 후) 그다음에 어떻게 도망갈 것인지 등까지는 생각하지 못 하는, 일종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계획성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게 망상에 의해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망상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100% 모든 시간을 망상만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이성적 생각을 하는 시간이 더 많은데, 무언가 자극이 들어왔을 때 망상이 오면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평소 겉보기엔 보통 사람과 똑같은데 자극이 들어왔을 때 변하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른들은 저 사람 이상하다 생각이 들면 피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생각이 안 된다”고 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학교와 교육 당국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교육청과 학교 교장 등은 분명히 가해 교사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동안 폭력성을 보였음에도 사실상 그냥 놔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에 대한 책임은 교장이든 장학사든 분명하게 져야 할 것”이라며 “그 사람들만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문제 교사에 대해 치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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