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최초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세금을 매긴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올해는 관광세를 두 배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내부적인 불만을 가라앉히고 재정난까지 해결하기 위해서다.
10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베네치아 당국은 당일치기 관광객에 매기는 입장료를 지난해 5유로(약 7500원)에서 올해 10유로(약 1만5000원)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입장료를 내야 하는 기간도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더 늘렸다. 지난해에는 29일 동안만 입장료를 매겼지만, 올해는 54일 동안 매길 예정이다.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4일까지는 매일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후 5월부터 7월 말까지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에 입장료를 내야한다.
다만 4일 전에 예약할 경우에는 입장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도심 지역에 들어오지 않고 외곽 지역만 관광하는 여행객은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베네치아시 관광위원인 시몬 벤투리니는 “2024년 시범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라며 “올해 프로젝트 목표도 도시의 섬세하고 독특한 특성에 따라 관광객 흐름을 관리하고 당일치기 관광객을 억제하는 것으로 지난해와 같다”고 설명했다.
베네치아는 지난해 48만5062명의 방문객이 총 240만유로(약 36억원)를 입장료로 냈지만 이 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시 당국은 “입장료 자체만으로 관광객을 관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향후 일련의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세 등 간접적 방식이 아닌 직접적 인원 제한에 들어간 유명 여행지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 그리스 아테네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대표적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의 방문자 숫자를 일일 최대 2만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아예 조금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는 도시도 있다.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지난해 4월 더 이상 신규 호텔을 짓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관광객의 연간 호텔 숙박 횟수를 2000만 건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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