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공급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 리서치실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이후 오피스 공급 예정 물량이 연평균 약 26만평에 이를 전망이며, CBRE 코리아의 ‘서울 오피스 2030’ 리포트에서는 2031년까지 신규 공급의 83%가 CBD권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임대료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마곡, 영등포 등 세컨더리 오피스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권역의 공실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급자 간 경쟁은 심화되고 프라임급 임차인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단순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수요자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차별화된 공간 기획이 생존의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간 비전 컨설팅 전문 회사 ‘JLP International’(이하 JLP) 관계자는 “오피스 시장이 양적 팽창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인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공간 기획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임대 오피스 시장은 우수한 임차인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은 경쟁력 있는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한 설계가 아닌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에 최적화된 맞춤형 프로그램과 상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JLP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효율적인 오피스 환경은 기업의 업무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면서, 업무 공간은 단순한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협업과 창의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업들이 기존의 개인 업무 공간을 줄이고, 협업과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JLP 제이슨리 대표는 “전통적인 오피스 개념을 유지하는 기업과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며, “지금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니라, 기업의 목표와 업무 방식에 맞춘 ‘맞춤형 업무 환경’을 디자인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JLP는 최근 진행한 A 프로젝트(가칭) 사례를 통해 어메니티 공간을 수익화하는 전략도 오피스 시장에서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오피스 빌딩은 어메니티 공간을 특정 운영사에 위탁하고 고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이러한 구조는 운영사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반면에 서비스 개선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오피스 소유주는 지속적인 비용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JLP는 임차인의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어메니티 수익화 전략을 도출했다. 최근 JLP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이 업무 전후에 활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어메니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응답자의 54.9%가 유료 이용 의사를 밝혔고, 이 중 89.3%가 월 10만 원 수준의 멤버십 가입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JLP는 기존의 무료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서비스와 회원제 운영 모델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어메니티 전략을 전환했다.
JLP 관계자는 “이제 오피스는 단순히 임대료를 받고 운영하는 공간이 아니라 ‘업무 생산성,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시대”라며, “입주 기업과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면서 동시에 운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 기획이 필수”라고 말했다.
오피스 공급 과잉 시대, 이제 경쟁력을 갖춘 공간만이 생존할 수 있다. JLP는▲ 맞춤형 공간 기획 ▲직원 경험과 운영 수익 모델을 고려한 어메니티 전략 ▲유연하고 지속가능한 인프라로서의 역할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공간기획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업무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오피스 공급자들은 단순한 공간 운영을 넘어 임차인의 비즈니스 목표와 조직 문화를 반영한 장기적인 공간 전략을 구축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 곧 경쟁력을 갖춘 공간이 될 수 있는 핵심 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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